2025년 12월 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34년간 유지해온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보편 접종 권고를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찬성과 반대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변경되었나?

기존 권고 (1991~2025)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 출생 직후 첫 번째 접종
  • 생후 1~3개월에 두 번째 접종
  • 생후 6~15개월에 세 번째 접종

총 3회 접종을 보편적으로 권고

새로운 권고 (2025년 12월~)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양성인 경우:

  • 출생 12시간 이내 즉시 접종 (유지)

산모가 HBV 음성인 경우:

  • 신생아 접종 여부와 시기를 부모와 의료진이 함께 결정
  • 생후 2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첫 접종을 하지 않도록 권고
  • 개별 상황에 따른 선택적 접종으로 전환

투표 결과

2025년 12월 5일 ACIP 투표:

  • 찬성 8표, 반대 3표로 권고 변경 통과
  • 12월 16일 CDC가 공식 채택

찬성 입장: 권고 변경이 합리적인 이유

1. 신생아 B형 간염 발생률은 백신 전부터 감소 추세

CDC 협력 기관 소속 신디안 네시슨 박사의 ACIP 패널 미팅 발표에 따르면:

  • B형 간염 발생률 감소는 1991년 신생아 백신 도입 이전부터 시작됨
  • 백신 도입 후에도 감염률 감소 추세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음
  • 감소의 주요 원인은 백신이 아닌 다른 요인들

실제 감소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들:

  • 산모의 B형 간염 항원 검진 강화
  • 수혈 전 간염 항원 검사 도입
  • 수혈 및 투석 시설의 안전 개선
  • 안전한 성관계 캠페인
  • 주사기 공유 금지 교육

2. 연령대별 데이터 분석

B형 간염 발생 건수를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연령대 백신 도입 전 발생률
신생아~만 1세 거의 없음
1~4세 매우 낮음
청소년~성인 대부분 차지

이 데이터에 따르면, 신생아는 원래 B형 간염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 찬성측 주장입니다.

3. 신생아 감염 경로의 특수성

B형 간염은 주로 다음 경로로 전파됩니다:

  • 성적 접촉
  • 주사기 공유
  • 수혈
  • 감염된 산모로부터의 수직감염

산모가 B형 간염 음성인 경우, 신생아가 감염될 위험은 매우 낮다는 것이 찬성측 입장입니다. 따라서 고위험군(산모 양성)에만 접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합니다.

4.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미국 CDC의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VAERS) 데이터:

항목 보고 건수
사망 보고 1,494건
영구 장애 1,759건
응급실 입원 6,454건
위중한 상황 1,730건
총 이상반응 보고 82,980건

찬성측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백신의 이득과 위험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참고: VAERS는 보고 기반 시스템으로, 보고된 내용이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찬성측은 이러한 데이터도 검토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5. 임상시험 방법론에 대한 문제 제기

찬성측은 영유아 백신 임상시험의 방법론적 문제를 지적합니다:

  • 위약 대조군 부재: 식염수(생리식염수) 대신 기존 백신과 비교
  • 장기 추적 관찰 부족: 장기간의 안전성 데이터 미흡
  • 대조군 설정 문제: 유사한 부작용이 나오면 “안전”으로 결론

반대 입장: 권고 변경이 위험한 이유

1. B형 간염의 심각성

B형 간염은 결코 가볍게 볼 질병이 아닙니다:

통계 내용
전 세계 감염자 약 2억 9천만 명
연간 사망자 약 82만 명
주요 합병증 간경화, 간암
신생아 감염 시 만성화 확률 90%

2. 백신의 입증된 효과

1991년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보편 접종 시작 이후:

  • 영유아 및 어린이의 B형 간염 감염률 99% 감소
  • 미국 내 B형 간염이 사실상 퇴치 수준에 도달

반대측은 낮은 감염률 자체가 백신의 성공을 증명한다고 주장합니다.

3. 산모 검사의 한계

산모 검사만으로는 완전한 보호가 어렵습니다:

  • 검사 시점 문제: 검사 후 출산 전에 감염될 수 있음
  • 위음성 가능성: 검사가 100% 정확하지 않음
  • 미검사 산모: 의료 접근성이 낮은 경우 검사를 못 받을 수 있음
  • 가족 내 감염: 산모 외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의 전파 가능

4.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미국의사회(AMA) 성명:

“이번 표결은 입증된 생명 구호 백신에 대한 수십 년간의 공공 신뢰를 훼손하는 무책임한 결정”

미국소아과학회(AAP):

  • 권고 변경에 강력히 반대
  • 수십 년간의 연구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었음을 강조

5. 취약 계층 보호 문제

보편 접종이 아닌 선택적 접종으로 전환 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그룹:

  • 감염 여부를 모르는 산모의 신생아
  •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신생아
  • 이민자 가정의 신생아
  • 후천적으로 감염된 가족 구성원이 있는 가정의 신생아

6. 장기적 공중보건 영향 우려

  • 현재 낮은 감염률은 보편 접종 덕분이라는 주장
  • 접종률이 낮아지면 수년 후 감염률 증가 가능
  • 한 번 잃은 집단면역을 회복하는 데는 더 큰 비용과 노력 필요

7. VAERS 데이터 해석에 대한 반론

VAERS에 보고된 이상반응에 대해 반대측은:

  • VAERS는 인과관계가 아닌 시간적 상관관계를 보고하는 시스템
  • 보고된 사례가 백신 때문이라고 확인된 것이 아님
  • 수억 명에게 투여된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은 극히 드묾
  • 백신의 이득이 위험을 압도적으로 초과한다는 것이 의료계 합의

정치적 맥락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정치적 요인도 있습니다:

RFK Jr.의 영향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건복지부(HHS) 장관
  • 오랜 기간 백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온 인물
  • 2025년 6월, ACIP 기존 위원 17명 전원을 해고하고 새로운 위원으로 교체

정치적 반응

입장 반응
도널드 트럼프 “매우 좋은 결정”
의료계 주류 “과학적 근거를 정치가 뒤집었다”
백신 재검토 지지측 “오래된 정책을 과학적으로 재평가하는 과정”

한국의 입장

질병관리청 입장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명확히 밝혔습니다:

“한국은 백신 접종 폐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한국과 미국의 상황 비교

구분 한국 미국
B형 간염 유병률 중간 수준 낮은 수준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 필수 접종 권고 접종
의료 접근성 높음 상대적으로 낮음

한국은 B형 간염 퇴치 국가 목표를 위해 신생아 접종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쟁점 요약

쟁점 찬성측 (권고 변경 지지) 반대측 (권고 변경 반대)
감염률 감소 원인 교육, 검진, 안전 조치 보편 백신 접종
신생아 감염 위험 산모 음성 시 매우 낮음 다양한 감염 경로 존재
백신 부작용 무시할 수 없는 수준 극히 드물고 이득이 압도
임상시험 신뢰성 방법론적 문제 있음 수십 년간 검증됨
개별 선택 부모의 선택권 존중 공중보건은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님

결론: 독자의 판단을 위한 정리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은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습니다:

  1. 과학적 해석의 차이: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
  2. 위험-이득 평가: 백신의 이득과 부작용의 상대적 비중
  3. 공중보건 vs 개인 선택: 보편 정책과 개별 결정 사이의 균형
  4. 정치적 영향: 과학적 결정에 대한 정치적 개입 여부

부모로서 고려할 점

자녀의 백신 접종을 결정할 때:

  1. 양측 입장을 모두 검토
  2. 소아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3. 가족의 개별 상황 고려 (B형 간염 보균자 유무 등)
  4.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정보원 활용
  5. 한국의 경우 질병관리청의 권고 확인

이 글은 양측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최종 판단은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내리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미국 언론 및 기관:

한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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